널리 퍼진 이야기
중국어에서는 헝가리인이 흉노의 후손이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이유는 직관적으로 보입니다. "匈牙利"에는 "匈" 자가 있고, 영어 Hungary에는 Hun이 있기 때문입니다.
맞을까요? 답하려면 먼저 물음을 쪼개야 합니다. "누가 누구의 후손"이라고 할 때, 말하는 것이 이름인지, 언어인지, 혈통인지.
먼저 호칭을 정리해 둡니다. 중국어의 "흉노"는 몽골 고원의 Xiongnu를 가리킵니다. 유럽사에서 로마의 문턱까지 쳐들어온 것은 "훈족"(Huns, 아틸라의 무리)이며 4~5세기에 나타납니다. 둘이 한 계통인지는 학계에서 지금도 논쟁 중입니다. 아래에서 "훈족"이라 하면 유럽 쪽 갈래를 말합니다.
먼저 하나: 조상을 내세운 일
헝가리인 스스로 훈족을 조상으로 내세운 적이 실제로 있습니다.
13세기 초(학계는 성립 시기를 대체로 1200년에서 1230년 사이로 봅니다) 이름 모를 저자가 라틴어로 『헝가리인의 사적』을 썼는데, 이미 아틸라를 왕가의 계보에 넣었습니다. 13세기 80년대에는 케자의 시몬이 『훈족과 헝가리인의 사적』을 써서 훈족의 왕 아틸라를 헝가리인의 조상으로 분명히 적었습니다.

『헝가리인의 사적』 사본의 한 쪽. 저자는 "P. 선생"이라는 서명만 남겼고, 학자들은 보통 "무명씨"(아노니무스)라 부른다. 출처: Wikimedia Commons, 퍼블릭 도메인
그때 헝가리가 기독교 왕국이 된 지는 겨우 200년쯤이었습니다. 로마 제국을 떨게 한 화려한 조상을 스스로 찾아내는 일은 흔했습니다. 유럽의 많은 왕실과 민족이 그렇게 했습니다. 막 자리 잡은 왕조마다 충분히 멀고 충분히 무서운 조상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므로 "헝가리인은 훈족의 후손"이라는 말은 처음부터 바깥사람이 지어낸 것이 아니라, 헝가리 중세의 사서가 스스로 써 놓은 것이었습니다.
첫째 갈래: 이름
"헝가리"라는 이름은 어디서 왔을까요?
헝가리인은 스스로를 "마자르"(Magyar)라 부르고, "Hungary"는 바깥사람이 부른 이름입니다. 주류 어원설은 주로 튀르크어의 "온-오구르"(On-Ogur)에서 왔다는 것으로, 뜻은 대략 "열 개의 화살"이며 부족 연맹을 가리킵니다. 마자르인이 이주하는 길에 이런 튀르크계 부족과 함께 지냈고, 주변 사람들이 그 이름으로 그들을 불렀습니다.
라틴어로는 Hungaria로 쓰였고, 앞의 H는 중세 문헌에서 "훈족"(Huni)을 연상한 영향으로 덧붙여졌습니다.
곧 이름과 훈족의 관계는 대부분 후대 사람이 생각해 낸 것이지 유래 그 자체가 아닙니다.
덧붙이자면, 이 문제를 AI와 이야기했을 때 AI는 "Hungary는 바로 Hun에서 왔다"고 아주 확신에 차서 알려 주었습니다. 이 말은 틀렸습니다.
둘째 갈래: 언어
언어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헝가리어는 우랄어족에 속하며 핀란드어, 에스토니아어와 먼 친척이고, 주변의 독일어, 슬라브어, 루마니아어와는 한 집안이 아닙니다. 인도유럽어의 바다 한가운데에서 헝가리어는 외딴 섬입니다.

우랄어족의 분포. 대부분 북유럽과 러시아 북부에 있고, 헝가리어만 중부 유럽에 외따로 떨어져 있다. 출처: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이는 9세기 말 카르파티아 분지로 들어온 마자르인이 동방의 말을 가져왔고 그것을 오늘까지 지켜 왔음을 보여 줍니다.

페스티의 파노라마 그림 〈마자르인의 도래〉 부분. 1894년 "건국 천 년"을 기념해 그렸다. 흰 말을 탄 이는 전설 속의 지도자 아르파드. 그린 것은 9세기이지만 마음은 19세기의 것이다. 출처: Wikimedia Commons, Árpád Feszty, 퍼블릭 도메인
셋째 갈래: 혈통
그러면 혈통은요? 이 부분은 최근 십수 년 사이에야 확실한 증거가 나왔습니다.
2022년 헝가리 연구자 그룹이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고대 유골의 유전자 연구를 발표했습니다. 대체로 이런 결론입니다. 9세기 말의 마자르 정복자, 특히 엘리트층은 분명한 동방 초원 성분을 지니고 있었고, 그 기원은 만시인, 초기 사르마트인, 흉노 후기 후손의 혼합이다. 연구자들은 일부 사람에게서 훈족과 관련된 성분도 검출했고, 훈족, 아바르인, 정복자라는 차례로 나타난 유목 집단 사이에 유전적 연관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한마디 덧붙이면, 고대 DNA는 무덤에서 얻으며 무덤 자체가 선별된 것입니다. 묘지마다 규모와 등급이 다르고, 남아서 발굴된 것이 당시 사람 전부는 아닙니다. 그래서 "이 정복자들은 어디서 왔는가"에는 적합하지만, "당시 이 땅에 있던 사람들은 어디서 왔는가"에 곧바로 쓰기에는 맞지 않습니다.
오늘날 보통의 헝가리인을 보면, 2018년 다른 연구자 그룹이 미토콘드리아 자료를 비교해 현대 헝가리인의 아시아계 성분은 작으며 정복자의 작은 기여를 가리킬 뿐이라고 보았습니다. 2022년 논문에서도 각 시기의 대다수 사람은 여전히 현지 유럽계 조상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오늘날 헝가리인의 조상 대부분은 이 땅에 원래 살던 사람들입니다.
바꿔 말하면, 동방에서 온 소수의 정복자가 언어와 이름을 가져왔고, 천 년 넘는 통혼을 거치며 혈통은 현지 사람들에게 씻겨 아주 옅어졌습니다.
세 갈래, 저마다의 길
몇 갈래를 나란히 놓으면 분명해집니다.
- 이름: 주로 튀르크계 부족 연맹에서 왔고, 앞의 H는 훈족에 대한 연상.
- 언어: 우랄어족. 동방에서 가져와 오늘까지 남았다.
- 혈통: 정복자 엘리트에게는 동방 성분이 있었고, 오늘의 주류는 현지인.
중세 사서가 스스로 훈족을 조상으로 삼은 것은 정체성이고, 또 다른 한 갈래입니다.
튀르키예도 다른 예입니다. 이름과 언어는 튀르크에서 이어받았지만, 대부분의 연구는 현대 튀르키예인의 유전적 주체가 아나톨리아 현지인에게서 왔다고 봅니다.
노르웨이 인류학자 프레드리크 바르트는 1969년에 영향력이 큰 견해를 내놓았습니다. 민족 집단을 지탱하는 것은 경계이지, 경계 안에 담긴 "내용"이 아니다. 내용, 곧 혈통, 언어, 풍습은 모두 변할 수 있고, "우리/그들"의 선이 남아 있는 한 민족 집단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도 조상을 내세웠다
이것은 헝가리 이야기인데, 읽다 보면 어쩐지 눈에 익습니다.
청나라 말, 일군의 지식인들이 반만(反滿)을 위해 신문에서 "황제 기원"으로 연도를 쓰기 시작했고, 4천 년도 더 전의 황제(黃帝)를 모든 한인의 공동 조상으로 모셔 냈습니다. 막 형체를 갖추려는 "민족"에게도 충분히 멀고 번듯한 조상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뒤에서 한 편을 따로 씁니다.
조상을 내세우는 것 자체는 우스울 것이 없습니다. 사람은 자기가 어디서 왔는지 알아야 합니다. 다만 내세운 조상이 말하는 것은 흔히 우리가 무엇이 되고 싶은가이지, 전적으로 우리가 어디서 왔는가는 아닙니다.
뒤집어 보기
그래서 지금 "탈취"(夺舍)라는 말을 쓸 때마다 나는 먼저 물어야 합니다. 빼앗긴 것은 어느 가닥인가. 이 말은 변하지 않는 "본체"가 있고 바깥사람이 그것을 차지했다고 가정합니다. 그러나 헝가리에서는 빼앗긴 것이 이름인지 언어인지 혈통인지 분명히 말하기 어렵습니다.
"세 갈래"도 일종의 단순화입니다. 정체성, 종교, 국가 제도도 다른 갈래이고, 갈래는 더 보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세 가닥에는 저마다 유래가 있고, 그 점은 이것으로 흐려지지 않습니다.
당신 안에서 가장 오래된 것은 무엇입니까? 성씨입니까, 방언입니까, 유전자입니까?
참고 자료
- 무명씨 『헝가리인의 사적』(13세기 초, 통설의 연대 1200–1230); 케자의 시몬 『훈족과 헝가리인의 사적』(1282–1285년경)
- Zoltán Maróti et al., "The genetic origin of Huns, Avars, and conquering Hungarians", Current Biology 32, 2022
- Neparáczki et al., "Mitogenomic data indicate admixture components of Central-Inner Asian and Srubnaya origin in the conquering Hungarians", PLoS ONE 13(11): e0208295, 2018
- Fredrik Barth (ed.), Ethnic Groups and Boundaries, 1969
- "Hungary" 어원: 통설의 어원학적 설명(On-Ogur; H는 중세 라틴어의 부회)
- 이미지 출처는 각 그림 설명에 표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