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직관

동아시아의 저출산을 논의할 때 나는 이런 말을 자주 보았고, 나 자신도 한때 꽤 수긍했습니다. 세속화된 사회는 아이를 낳지 못하게 될 수밖에 없고, 높은 출산율을 떠받치는 것은 종교에 이끌리는 사람들뿐이다. 그러니 동아시아는 종교를 찾든가 쇠락하든가 둘 중 하나라는 것입니다.

이 말을 뒷받침하는 예는 대개 이스라엘입니다. 선진국인데 합계출산율이 3에 가깝고, 초정통파는 더 높습니다.

이 직관은 일부는 맞습니다. 많은 나라의 조사에서 독실한 집단일수록 평균적으로 아이를 더 많이 낳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종교가 출산율을 결정한다"가 법칙이라면 이란은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이란의 숫자

1979년 이슬람 혁명 뒤 이란은 종교학자들이 이끄는 이슬람 공화국이 되었습니다. 혁명 초기에 정부는 출산을 장려했고 팔레비 왕조 때의 가족계획 사업은 접혔습니다.

1980년대 초 이란의 합계출산율은 여성 한 명당 7명 가까이였습니다.

그러다 숫자가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1988년에는 약 5.5로 내려갔고, 1996년에는 2.8 아래로 내려가 8년 만에 절반이 되었습니다. 2000년 무렵에는 대체 수준인 약 2.1까지 떨어졌고, 그 뒤에도 계속 떨어져 대체 수준 아래가 되었습니다.

이란의 합계출산율

이란의 합계출산율. 본문에 쓰인 네 개의 어림수만 표시했고, 점 사이의 점선은 참고용일 뿐이다. 데이터: Abbasi-Shavazi 외, 2009

인구학자 아바시샤바지 등은 이란의 출산력 전환에 관한 저서에서 이것이 기록상 최대 규모이자 가장 빠른 출산율 하락의 하나라고 말합니다.

신권 국가가 20년이 채 안 되어, 많은 나라가 수십 년, 심지어 백 년이 걸려 걸은 길을 걸어간 것입니다.

종교 지도자는 어느 편에 섰나

더 뜻밖인 것은 이 하락이 종교에 맞서서 일어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1980년대 말 이란은 이란-이라크 전쟁을 막 끝냈고, 인구가 너무 빨리 늘어 경제, 고용, 교육이 감당하지 못했습니다. 1989년 12월 정부는 전국적인 가족계획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여성이 출산 간격을 3, 4년으로 두도록 권장하고, 18세 미만과 35세 이상의 임신은 권하지 않으며, 한 집에 아이 최대 셋을 제창했습니다.

핵심 한 걸음은 종교적 정당성을 얻은 것이었습니다. 종교 지도자들은 매주의 설교에서 작은 가정을 사회적 책임으로 이야기했고, 피임과 산아 제한이 이슬람 법상 허용된다는 교령도 내렸습니다.

동시에 이란 여성의 교육 수준이 크게 올랐고, 도시와 농촌의 의료망이 외딴 곳까지 깔렸으며, 피임 기구가 무료로 배포되었습니다.

테헤란의 거리

2017년 테헤란의 오래된 거리. 오늘날 이란의 대학생은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많은 경우가 흔하다. 출처: Wikimedia Commons, somiz 촬영, CC BY-SA 2.0

그러고는 방향이 다시 뒤집혔다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2000년대 이후 이란의 출산율은 줄곧 대체 수준 아래였습니다. 2012년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는 인구 억제 정책을 일찍이 1990년대 중반에 멈췄어야 했다고 공개적으로 말했고, 2014년에는 출산을 장려하는 "총체적 인구 정책"을 정식으로 내놓았습니다. 그 뒤 이란은 다산을 장려하는 쪽으로 돌아섰고, 피임 서비스도 한 걸음씩 조여졌습니다.

그러나 출산율은 별로 오르지 않았습니다.

중국 쪽

이 각본은 동아시아 사람에게도 낯설지 않습니다.

중국은 1980년부터 한 자녀 정책을 추진해 30여 년 시행했고, 많은 곳에서 벌금, 피임 링 삽입, 불임 수술, 강제 낙태에 의존했습니다. 2016년 둘째가 허용되고 2021년 셋째가 허용되었으며, 그 뒤 각지에서 육아 보조금을 주며 출산을 장려하기 시작했습니다.

방향은 180도 바뀌었지만 출산율은 따라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낮추는 데는 행정 기구 전체가 쓰였는데, 되돌리려 하니 그 기구는 누를 줄만 알고 끌어당길 줄은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시절 벌금을 물고, 집이 헐리고, 병원으로 끌려간 가정이 나중에 "더 낳으라"는 호소를 들었을 때 어떤 심정이었는지는 아무도 그들에게 묻지 않았습니다.

출산 문제는 뒤에서 『시사』(Current Affairs) 시리즈에서 따로 쓰겠습니다. 여기서는 한마디만 하겠습니다. 이란은 종교 권위가 방향을 돌렸고 중국은 행정 권위가 방향을 돌렸는데, 방향을 돌린 뒤의 결과는 거의 같습니다.

이것이 말해 주는 것

이란의 사례는 적어도 세 가지를 말해 줍니다.

첫째, 종교 권위는 산아 제한을 지지할 수도 있고 출산을 지지할 수도 있습니다. 같은 종교 체제가 시기에 따라 정반대의 지시를 내렸습니다. 종교는 "출산율을 높일 줄만 아는 기계"가 아니며, 교리의 해석은 현실에 따라 조정됩니다.

둘째, 교육, 도시화, 의료, 경제적 압력은 힘이 대단히 큽니다. 여성이 공부를 더 하고 아이 키우기가 비싸지면 신권 국가에서도 출산율은 빠르게 떨어집니다.

셋째, 출산율이 일단 떨어지면 호소만으로 되돌리기는 어렵습니다. 동아시아 여러 나라가 지금 이를 겪고 있습니다.

뒤집어 보기

종교가 출산율에 영향이 없다는 말이 아닙니다. 같은 나라 안에서는 독실한 집단이 실제로 아이를 더 많이 낳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초정통파가 그 예입니다. 영국 학자 에릭 카우프만은 『종교인들이 지구를 물려받을까?』(2010)에서 종교 보수 집단의 인구상 우위를 논증했습니다.

하지만 "집단 내부의 상관관계"와 "한 나라 전체의 출구"는 별개입니다. 종교를 출산율을 높이는 열쇠로 보는 것은 종교를 과대평가하고 현대 생활을 과소평가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사람이 아이를 가질지 말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참고 자료

  • Mohammad Jalal Abbasi-Shavazi, Peter McDonald, Meimanat Hosseini-Chavoshi, The Fertility Transition in Iran, Springer, 2009
  • Eric Kaufmann, Shall the Religious Inherit the Earth?, 2010
  • 이란의 1989년 가족계획 재개, 피임을 지지하는 종교 교령, 2012년 정책 전환, 2014년 "총체적 인구 정책": 통설의 사실과 연구 개관
  • 중국의 한 자녀 정책(1980), 둘째(2016), 셋째(2021): 통설의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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